고맙다 서울아
삼십 년이라는 세월은 짧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늙어가는 내 몸을 생각하면 짧지 않은 시간이었던 것을 오늘 서울에서의 마지막 직장 출근 삼십 년 전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가진 무일푼 젊은 남자가 결혼할 돈을 벌기 위해 돈을 쫓으며 일하기 시작한 서울 그때는 몰랐었지 무엇이 잘못되고 있었는지 하는 일마다 왜 부자유스러웠는지 삼십 년 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해보니 마음에 맞지 않은 일을 마음에 맞지 않은 사람들을 그럼에도 잘 버틴 내가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정말 돈은 많이 벌고 싶었던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지워버리고 싶어 이제 다시는 서울로 돌아오지 않을거야 고층 빌딩 대신에 푸른 하늘을 숨 쉴 수 있는 곳에서 아스팔트가 아닌 강 가를 산책하며 살아갈거야 돈을 쫓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기뻐하는 삶을 살거야 그런데 문득 서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삼십 년 전 그 못난 젊은이를 이만큼 키워주었으니 몸철학